(3) 흔한 원인물질
①머리염색약
머리염색약의 주성분은 파라페닐렌디아민(PPDA)이므로 이는 같은 아민기를 가진 설파제 및 PABA(일광차단제) 등과 교차반응을 일으킨다. PPDA는 합성 머리염색제로 머리염색작용은 우수하나 강력한 항원성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금지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PPDA을 대체한 물질(paratoluenediamine)이 대신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이것 또한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머리염색약 자체를 가지고 첩포검사를 할 때는 보통 개방시험을 병행한다.
최근 식물성 천연염료의 하나인 헤나 등을 이용한 일시적 문신이 많이 유행한 뒤 접촉피부염이 보고되었는데 주원인은 헤나 자체보다는 헤나제에 추가로 함유된 PPDA이라는 것이 국외뿐 아니라 국내에도 보고되었다.
② 옻나무
옻나무과에 속하는 식물에는 약 60속, 600종이 있으며, 그 중 옻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피부병 발생에 가장 문제가 되는 종이며 야생으로 생존하는 옻나무의 즙에 접해도 일어나나 옻칠 등 도료에 사용할 경우 직업적으로도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피부접촉뿐 아니라 주로 보신용이나 소화장애를 치료하기 위하여 옻을 닭과 함께 달여 먹은 후 혈행성으로 전신피부병을 일으키는 환자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간기능의 이상을 보이며, 피부발진의 양상도 매우 다양하다.
옻을 복용한 후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수분 내에서 16일까지 광범위하다(2일이 가장 흔함).
③은행나무 및 기타 식물
은행나무의 열매에 접촉할 경우 주로 문제가 되며, 옻나무와도 교차반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을철에 은행 열매를 따다가 열매를 싸고 있는 물질에 접촉하여 흔히 환자가 발생한다.
그 외에도 야생 앵초, 국화가 있으며, 무화과 즙을 바른 후 광범위한 광독성피부염이 발생한 증례 보고도 있었다. 또한 염증질환, 신경통, 마비증세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민간 요법으로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개구리자리, 미나리아재비, 개구리미나리, 할미꽃 등을 찧어 발라 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국내에 보고되어 있다.
④동물에 의한 접촉피부염
페데러스피부염: 딱정벌레목, 청딱지개미반날개, 반날개과), 페데러스속(genus pederus)에 속하는 곤충에게서 분비되는 페데린에 의한 자극 피부염으로 접촉한 지 수시간까지는 증상이 없으나 하루 만에 물집이 발생하고 작열감을 동반하는 발진과 까짐, 딱지 등이 발생한다. 이외에도 해파리피부염, 성게피부염 등이 국내에 보고된 바 있다.
⑤고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고무제품이 되기까지 생고무에는 항산화제, 촉진제 등 여러 화합물이 촉매로 첨가된다. 가정용 고무제품, 즉 브래지어, 고무장갑, 팬티, 거들, 신발, 피임기구 및 골무 등에 주로 함유되어 있고 다른 화학물질은 타이어, 벨트, 케이블, 마구 및 농기구 등이나 제조회사에 근무하는 직공에게 문제가 된다.최근에 고무라텍스에 의하여 라텍스알레르기가 급증하고 있다.
⑥ 방부제
파라벤은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부제이다.포르말린유리제(formaldehyde releaser: germal, dowicil, bronopol, diazodinyl urea, DMDM hydantoin)외에도 thimerosal, Kalthon CG (methychlolor isothiazolinone/methylisothiazoloinone), Euxyl K400, Grotan BK, chlorophenesin 등이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⑦금속
금속 중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을 주로 유발하는 것은 니켈, 크롬, 코발트및 수은이다.니켈은 귀금속과 장신구에 불순물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스테인레스스틸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계, 귀걸이, 목걸이나 안경 등과 같이 흔한 장신구와 우리 주위에 있는 여러 금속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니켈은 어느 나라에서나 항원양성률이 가장 높은 물질 중 하나로 여성에게 월등히 많으며, 접촉피부염 중 예후가 가장 나쁜 대표적 물질이다. 특히 젊은 시절에 귀를 뚫어 귀걸이를 하는 것이 니켈민감화 증가의 중요한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아울러 국내에서 보고된 핸드폰에 의한 피부염의 경우 니켈과 크롬이 주원인인 것이 밝혀졌다.
그림 2. 청바지 단추에 포함된 니켈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
⑧화장품: 화장품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의 경우 문제가 되는 중요한 항원은 방부제, 향료 및 기제성분 등이다.
(4) 접촉피부염의 예방과 치료
- 원인물질을 찾아내어 재차 접촉을 피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접촉피부염 환자가 한번 민감화되면 매우 오래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항원의 반복적인 접촉이 있는 한 재발을 피할 수 없다.
- 접촉피부염은 원칙적으로 습진에 준하여 치료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광범위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의 전신치료를 병용하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국소 연고 치료만으로도 가능한 경우가 많다.
김규한, 박천욱, 은희철, 조상현, 습진, In: 대한피부과학회 교과서 편찬위원회. 피부과학. 개정6판. 서울: 대한의학서적, 2014:213-223